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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사무국장 박남희 -인터뷰-

jsoo3019

2021-06-3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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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마지막 날 '경남도민소통공간마루'에서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박남희 사무국장을 만났다. 활동가의 목소리로 활동의 과정과 현장을 생생하게 만나는 시간이었다.
♠일문일답♠
#활동가로 시민단체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제가 90년도에 대학을 다녔거든요.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던 90년대를 경험했었고 결혼 후 여성단체에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 후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자 관심이 교육 문제로 옮겨가면서 학부모 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게 쉽지 않은데, 저 또한 그랬어요. 아이가 자유롭고 개성 있는 아이로 컸으면 하는 바람과 동시에 마음 한 구석에는 공부도 잘했으면 하는 욕망을 떨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꿨어요. 정말 기존의 경쟁과 한줄 세우기, 입시 지옥에 동참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아이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학부모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사천의 학부모들과 6년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네요.
#지금 활동 중인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는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는 20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교육과 우리 자녀의 성장과 관련된 정보도 공유하고, 사회적 이슈가 있으면 기자회견이나 서명운동 등의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천이 행복교육지구가 되면서 많은 회원들이 마을교사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숲놀이 선생님, 놀이활동가, 보드게임 선생님, 그림책 선생님들이 활발하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원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책읽는 모임, 학부모 합창단, 그림책 하브루타 공동체 등 다양한 동아리가 있습니다. 육아나 돌봄을 하면서 묻어두었던 재능을 꺼내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기도 하고요.

#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는 언제 만들어졌나?
세월호를 경험하고, 전국적으로 진보교육감이 선출되면서 경남에서도 교육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구는 있으나 잘 진행되지 않다가 결정적으로 홍준표 전 도지사가 갑자기 중단시킨 무상급식 싸움이 계기가 되었어요. 다른 지역 못지않게 사천도 무상급식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한 학부모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거든요. 그때 같이 활동했던 학부모들끼리 이대로 흩어지지 말고 계속해서 교육문제에 있어 학부모 목소리를 내어보자는 결의가 있었고, 그때 회원들이 많이 들어오고 조금씩 학부모 단체로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했습니다.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가 만들어진 취지와 목적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데 지표상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대표적인 나라잖아요. OECD 국가중 청소년 자살률이 가장 높아서 연간 이백여 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고, 학교를 그만두는 아이들도 많고요. 입시지옥, 경쟁, 한 줄 세우기, 사교육 등 한국 교육하면 대표되는 키워드들이 있잖아요. 다른 분야의 변화와 발전은 이루어졌는데 교육에서의 변화나 개혁은 너무 더딘 것 같아요. 이 속에서 우리 아이도 그렇게 키워야 하나 하는 문제의식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런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답을 찾아보자며 출발했어요. 일단 ‘우리 동네에서부터 시작하자’, ‘내 아이만 바라보는 시야에서 우리의 아이로 넓혀보자’,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의 가치를 실현하고 협력해보자’, ‘경쟁하는 아이가 아니라 협동하는 아이로 키워보자’ 등 아이도 성장하고 부모도 성장하는 삶을 살자 하는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본회는 학부모들과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공교육 정상화, 경쟁과 차별 없는 협력하는 교육문화 만들기, 풀뿌리 학부모 교육 운동으로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가며, 우리 사회의 자주 민주와 평등 평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활동 내용을 소개한다면?
교육의 한 주체인 학부모들이 모여 배움과 실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다양한 주제의 학부모교육, 교육정책 토론회, 회원 역량강화를 위한 각종 강좌, 교육제도 개선 활동, 교육의제 발굴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 학력 격차가 커지고 있고,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돌봄에 대한 학부모의 부담이 엄청납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서 ‘학급당 학생 수 상한 법제화’를 입법 청원 운동에 참여하고 있고요, 또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어 환경교육, 생태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단체의 사회적의미 및 의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다른 부분에 비해 교육에 대한 지원이나 투자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저희 단체는 지자체가 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고등학교까지는 지역의 학교를 다니고, 그 이후에도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거나 지역을 떠나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요.
#최근에 하고 있는 활동은
코로나19도 결국 기후 위기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부모도 학생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생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후환경해설사’ 양성 과정을 진행했고, 학생들과 함께하는 숲놀이 프로그램을 3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 단체에 15명 정도 회원들로 구성된 <놀밥>이라는 놀이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놀이 활동가들이 학교로 찾아가 학생들과 놀이마당을 펼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이지만 이 놀이시간 만큼은 더 없이 신나게 놉니다.



#보람이 있다고 느꼈을 때는 언제?
보람된 순간은 많습니다만…자신의 삶도 없이 오로지 내 아이만 바라보던 회원들이 같이 활동하면서 기존 교육 방식에 문제의식을 가지기도 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는 모습을 보이며 같이 성장해 갈 때 가장 보람됩니다. 그리고 아이 학교운영위원회의 학부모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생활복으로 교복 교체, 학교급식 질 개선, 행복한 아침맞이 등을 펼치며 학교의 작은 변화를 가져온 부분도 보람이고요.
#다른 시민단체들과의 연대활동은?
저는 주로 학부모운동을 하는데 지역에 있다 보니 이런 활동만 할 수는 없는 일들이 자주 생겨요. 주로 환경과 관련된 문제로 혐오시설 같은 것들이 시골로 들어오고 있어요. 산을 깎고 갯벌을 메워서 산업단지가 들어온다거나 광역 쓰레기 매립장이나 의료폐기물 처리장을 짓는다거나 석탄화력발전소가 새롭게 가동 된다거나... 사실 이런 일들이 생기면 막아내기가 쉽지 않아요. 이 때 머리수 보태며 연대합니다. 세상은 다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시민단체 운영상의 문제점이나 애로점은?
활동에 시간을 전적으로 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사람이 부족해서 벅찰 때가 있습니다. 또 별도의 사무실이 없어서 장소를 바꿔가며 모임을 해야 하는 점도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주로 작은도서관 같은 곳에서 모임을 하거든요. 공유사무실 같은 게 있으면 좋겠어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다고 보니 늘 재정적으로 어렵기도 합니다.
활동에 시간을 전적으로 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사람이 부족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사무실이 없어서 모임의 장소가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는 점도 어려움이고요, 공유사무실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지금은 작은 도서관에서 주로 모임이 이루어짐). 시민단체이다 보니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성은?
우리 동네는 떠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작년에도 인구가 1,000명 정도 줄었습니다. 그 중 교육 문제로 떠나는 일이 없도록 교육환경, 정주 여건을 좋게 만드는 활동을 계속해서 펼치려고 합니다. 도서관, 청소년쉼터, 숲 놀이터 등을 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와 아이들이 학원버스를 이용하거나 부모 찬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등하교가 가능하도록 통학버스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은?
혼자 고민하거나 혼자 있으면 고립될 뿐 문제해결은 되지 않습니다. 자기의 벽을 깨고 나와서 함께 활동했으면 해요. 여러 시민단체의 회원이 되어 돈이 있는 사람은 돈을, 시간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지혜가 있는 사람은 지혜를, 힘이 있는 사람은 힘을 내어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서 내가 사는 동네를 바꿔나갔으면 합니다. 시민단체 활동은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공익기자단 최정수 jsoo301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