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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 담은 근대건축 공공에게로”...마산YMCA 시민논단
bini669
2021-07-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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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제22회 시민논단 열고 경성전기 사택 보존과 활용 토론
- 역사적 의미와 가치 재조명하고 시민공간으로 활용 제안
(마산YMCA 제22회 시민논단이 7월 14일 ‘창원시 근대건조물 10호! 경성전기 사택 가치를 논하다’를 주제로 열렸다./출처=마산YMCA)
“한 인간의 삶이 공간에 스며들어 있다. 그 공간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는 인간들의 역사이고 나아가 도시의 역사이다.”
창원 근대건조물의 보호와 활용을 놓고 민관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 14일 마산YMCA 청년관에서 제22회 시민논단이 열렸다. ‘창원시 근대건조물 10호! 경성전기 사택 가치를 논하다’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논단에서는 경성전기 사택의 역사적 의미와 활용을 중심으로 지역에서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
경성전기 사택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군동에 위치한 일제강점기 관사 주택으로 지역 내 유일하게 남아있어 건축⋅산업사적으로 의미가 높다.
(경성전기 사택 전경/출처=마산YMCA)
100년을 품은 사택 가치를 재조명하다.
첫 발제자로 나선 허정도 경상남도 총괄건축가는 사택 건축 시기가 1927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추정하면서 역사적 의미가 높은 만큼 시가 매입해 ‘마산 근대사 전시관’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신삼호 건축사는 사택의 배치, 구조, 건축사적 의미와 함께 지역과 군산 등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 문화재 현황도 같이 소개해 참가자들의 이해 폭을 넓혔다.
유장근 경남대학교 역사학과 명예교수는 지역성을 살려 초기 이름인 ‘일한와사전기 마산지점 사택’으로 명칭 하는 것이 산업역사나 20세기 초기의 마산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목포시처럼 마산 근대역사문화 경관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혜련 창원시의회 의원은 ‘창원시 근대 건조물 보전 및 활용에 관한 조례’에 준하는 지속적 연구와 관련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해지역을 포함해 체계적인 관리 보전하고 활용방안을 연구해 도시역사 관광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산 ‘삼광청주’ 철거 전후 모습(위쪽), 서울시는 2009년 철거 위기에 처한 65년 전통의 ‘청일집’을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옮겨 보전 중에 있다(아래쪽)/출처=허정도의 도시 이야기, 서울시 블로그 등)
먼지처럼 사라져가는 지역 근대유산들
마산 ‘통술거리’는 대부분 안다. 하지만 100년을 버티며 주도 마산을 있게 한 ‘삼광청주’를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불과 10년 전인 2011년 하루아침에 공장이 철거되고 원룸주택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당시 시민들이 나서 보존을 주장했지만 시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인 2009년 서울에서는 재개발로 사라질뻔한 65년 전통 막걸리집인 ‘청일집’이 서울역사박물관으로 통째로 옮겨졌다. 2018년에는 건축중 발견된 조전 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생활유적을 26층 건물 지하에 고스란히 보존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열었다. 수백 년간 사용된 골목길 위로 관람객이 실제로 걸어볼 수도 있는 이 전시관을 위해 건물을 4층 더 올릴 수 있게 하는 운용의 묘도 보여줬다.
창원시에서도 늦었지만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2013년 근대건축물 보존에 관한 조례제정에 이어 2019년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지난해에는 잇단 화재와 재개발로 위기에 처한 ‘지하련주택' 현지 보존을 위해 시가 재개발 사업결손 보완, 복구 비용 부담, 시민단체와의 협조 등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YMCA 등 시민단체의 영향이 컸다.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는 ‘경성전기사택’과 ‘지하련주택’의 보존에 앞장서 왔다. 창원YMCA도 ‘삼광청주’ 철거를 반대하고 관련 조례제정을 촉구했으며 진해근대건축물 보존을 위해 심포지엄을 여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원시에는 현재 81개 근대건축물이 남아있다. 조사 당시 이미 10개가 멸실된 상태였다. 경성전기 사택도 올해 3월 ‘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0호’로 지정돼 보존 물꼬를 텄지만, 실질적인 조치가 없는 한 언제든 훼손될 수 있다.
(일한와사 마산지점 공장 및 사무실 전경(위), 목포시는 근대건축물인 일본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목포근대역사관으로 활용하고 있다(아래)/출처=마산YMCA, 목포시청)
근대와 현재를 한자리에 담을 공공의 공간으로...
발표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사택이 더 이상 손상이 없도록 보존하고 근대사박물관 등 좀 더 가치 있는 공공 공간으로 탈바꿈해보자는 것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무엇보다 개인소유인 사택의 매입이 필요하다. 지난 2020년 소유자가 시를 방문해 매입을 문의한 이후 현장조사와 보전⋅활용 기본용역이 진행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사택의 활용도를 높일 주변을 포함한 부지매입과 공공의 가치에 맞는 활용계획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
보존에 경직되어 재개발지구의 주민들에게 고충이 줘서는 안된다. 자칫 아파트숲에 둘러싸인 외딴섬이 될지도 모른다. 재개발과 조화롭게 상생하는 보존과 주민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장이 되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사택 등 개별 문화재 중심에서 입체적 맥락적 보존과 활용도 필요하다. 창원시는 지난 6월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 공모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계획 도시인 진해구 대천동과 창선동 일원을 신청했다. 선정되면 국비 250억원으로 근대와 현대를 잇는 문화공간 조성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노력이 경남 곳곳에서 계속되야 한다.
우리 곁에는 지금 이 시각에도 훼손되고 있을지 모를 근대 건축유산들이 있다. 하루속히 실질적인 보존 조치를 기대해본다. 시민들도 관심을 두고 보존에 앞장서 온 YMCA 등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창원시 근대건축물 현황/출처=마산YMCA)
경남공익기자단=이빈 기자 (bini669@naver.com)
- 역사적 의미와 가치 재조명하고 시민공간으로 활용 제안
(마산YMCA 제22회 시민논단이 7월 14일 ‘창원시 근대건조물 10호! 경성전기 사택 가치를 논하다’를 주제로 열렸다./출처=마산YMCA)
“한 인간의 삶이 공간에 스며들어 있다. 그 공간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는 인간들의 역사이고 나아가 도시의 역사이다.”
창원 근대건조물의 보호와 활용을 놓고 민관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 14일 마산YMCA 청년관에서 제22회 시민논단이 열렸다. ‘창원시 근대건조물 10호! 경성전기 사택 가치를 논하다’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논단에서는 경성전기 사택의 역사적 의미와 활용을 중심으로 지역에서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
경성전기 사택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군동에 위치한 일제강점기 관사 주택으로 지역 내 유일하게 남아있어 건축⋅산업사적으로 의미가 높다.
(경성전기 사택 전경/출처=마산YMCA)
100년을 품은 사택 가치를 재조명하다.
첫 발제자로 나선 허정도 경상남도 총괄건축가는 사택 건축 시기가 1927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추정하면서 역사적 의미가 높은 만큼 시가 매입해 ‘마산 근대사 전시관’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신삼호 건축사는 사택의 배치, 구조, 건축사적 의미와 함께 지역과 군산 등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 문화재 현황도 같이 소개해 참가자들의 이해 폭을 넓혔다.
유장근 경남대학교 역사학과 명예교수는 지역성을 살려 초기 이름인 ‘일한와사전기 마산지점 사택’으로 명칭 하는 것이 산업역사나 20세기 초기의 마산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목포시처럼 마산 근대역사문화 경관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혜련 창원시의회 의원은 ‘창원시 근대 건조물 보전 및 활용에 관한 조례’에 준하는 지속적 연구와 관련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해지역을 포함해 체계적인 관리 보전하고 활용방안을 연구해 도시역사 관광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산 ‘삼광청주’ 철거 전후 모습(위쪽), 서울시는 2009년 철거 위기에 처한 65년 전통의 ‘청일집’을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옮겨 보전 중에 있다(아래쪽)/출처=허정도의 도시 이야기, 서울시 블로그 등)
먼지처럼 사라져가는 지역 근대유산들
마산 ‘통술거리’는 대부분 안다. 하지만 100년을 버티며 주도 마산을 있게 한 ‘삼광청주’를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불과 10년 전인 2011년 하루아침에 공장이 철거되고 원룸주택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당시 시민들이 나서 보존을 주장했지만 시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인 2009년 서울에서는 재개발로 사라질뻔한 65년 전통 막걸리집인 ‘청일집’이 서울역사박물관으로 통째로 옮겨졌다. 2018년에는 건축중 발견된 조전 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생활유적을 26층 건물 지하에 고스란히 보존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열었다. 수백 년간 사용된 골목길 위로 관람객이 실제로 걸어볼 수도 있는 이 전시관을 위해 건물을 4층 더 올릴 수 있게 하는 운용의 묘도 보여줬다.
창원시에서도 늦었지만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2013년 근대건축물 보존에 관한 조례제정에 이어 2019년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지난해에는 잇단 화재와 재개발로 위기에 처한 ‘지하련주택' 현지 보존을 위해 시가 재개발 사업결손 보완, 복구 비용 부담, 시민단체와의 협조 등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YMCA 등 시민단체의 영향이 컸다.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는 ‘경성전기사택’과 ‘지하련주택’의 보존에 앞장서 왔다. 창원YMCA도 ‘삼광청주’ 철거를 반대하고 관련 조례제정을 촉구했으며 진해근대건축물 보존을 위해 심포지엄을 여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원시에는 현재 81개 근대건축물이 남아있다. 조사 당시 이미 10개가 멸실된 상태였다. 경성전기 사택도 올해 3월 ‘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0호’로 지정돼 보존 물꼬를 텄지만, 실질적인 조치가 없는 한 언제든 훼손될 수 있다.
(일한와사 마산지점 공장 및 사무실 전경(위), 목포시는 근대건축물인 일본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목포근대역사관으로 활용하고 있다(아래)/출처=마산YMCA, 목포시청)
근대와 현재를 한자리에 담을 공공의 공간으로...
발표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사택이 더 이상 손상이 없도록 보존하고 근대사박물관 등 좀 더 가치 있는 공공 공간으로 탈바꿈해보자는 것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무엇보다 개인소유인 사택의 매입이 필요하다. 지난 2020년 소유자가 시를 방문해 매입을 문의한 이후 현장조사와 보전⋅활용 기본용역이 진행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사택의 활용도를 높일 주변을 포함한 부지매입과 공공의 가치에 맞는 활용계획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
보존에 경직되어 재개발지구의 주민들에게 고충이 줘서는 안된다. 자칫 아파트숲에 둘러싸인 외딴섬이 될지도 모른다. 재개발과 조화롭게 상생하는 보존과 주민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장이 되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사택 등 개별 문화재 중심에서 입체적 맥락적 보존과 활용도 필요하다. 창원시는 지난 6월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 공모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계획 도시인 진해구 대천동과 창선동 일원을 신청했다. 선정되면 국비 250억원으로 근대와 현대를 잇는 문화공간 조성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노력이 경남 곳곳에서 계속되야 한다.
우리 곁에는 지금 이 시각에도 훼손되고 있을지 모를 근대 건축유산들이 있다. 하루속히 실질적인 보존 조치를 기대해본다. 시민들도 관심을 두고 보존에 앞장서 온 YMCA 등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창원시 근대건축물 현황/출처=마산YMCA)
경남공익기자단=이빈 기자 (bini669@naver.com)